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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피콘의 가치와 효용성

學而思 2023. 5. 31. 16:24

신토피콘은 기본적으로 ‘위대한 저서’에 포함 된 저작의 토픽색인이며, 신토피콘을 바탕으로 토픽에 해당하는 여러 저작을 동시에 읽기 위한 장치이다. 신토피콘을 창시한 애들러는 신토피 콘의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해 4가지 즉, 참고도 서로서의 신토피콘, 읽어야 할 도서 선정 도구 로서의 신토피콘, 교양교육을 위한 도구로서의 신토피콘, 탐구 및 연구도구로서의 신토피콘을 들고 있다. 그러나 신토피콘은 애들러가 제시한 4가지 기능 외에도 주제(테마) 중심의 독서교 육 프로그램, ‘위대한 저서’ 외의 다른 책에 대한 신토피컬 독서 방법 제시, 저작의 분석 도구, 융․ 복합 교육 등 독서와 교육 분야에 많은 시사점 을 주고 있다.  애들러가 제시한 신토피 콘에 대한 4가지 기능, 독서 및 교육을 위한 도 구로 구분하여 신토피콘의 가치와 효용성에 대 해 고찰하고자 한다.

□ 애들러가 제시한 신토피콘의 가치와 효용성
신토피콘의 창시자인 애들러는 신토피콘의 가치와 효용성을 크게 4가지 즉, 참고도서로서 의 신토피콘, 읽어야 할 도서 선정도구로서의 신 토피콘, 교양교육을 위한 도구로서의 신토피콘, 탐구 및 연구도구로서의 신토피콘을 들고 있다. 우선, 애들러는 신토피콘을 참고도서로 규정 하고 있다. 참고도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는 일반 단행본과는 달리 독자가 필요로 하는 내용이나 특정 부분을 찾아보는 자료를 말한다. 참고도서는 원하는 정보를 직접 제공해 주는 정 보원과 정보의 소재를 지시해 주거나 한 문헌의 존재 유무를 알려주는 정보원이 있다. 신토피콘 은 ‘위대한 저서에 포함된 저작 중 이 주제에 대 해 다루고 있는 저작은?, 이 아이디어와 관련된 토픽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 아이디어 와 토픽은 다른 아이디어 혹은 토픽과 어떤 관 련이 있습니까? 위대한 저서에 포함된 저작 외 에 이 주제 혹은 토픽과 관련된 저작으로는 어 떤 것이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에 해답을 제공 할 수 있다. 따라서 애들러는 신토피콘의 이러한 기능을 참고도서로 규정하고, 신토피콘 전체 를 참고 질문에 관한 보고로서의 참고도서관이 라 명명하고 있다(Adler 1952, xxi-xxiii). 애들러가 제시한 신토피콘의 두 번째 기능은 읽어야 할 도서 선정도구로서의 신토피콘이다. 독자들이 어떤 주제와 관련된 저작에는 어떤 것 들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도 어렵지만 토픽에 대한 여러 저작 중에서 어떤 것을 읽어야 하는 지 독서자료를 선정하는 일 또한 중요한 요소이 다. 신토피콘은 102개의 아이디어와 아이디어 아래에 있는 토픽 단위로 반드시 읽어야 할 저 작이 열거되어 있기 때문에 독서자료의 선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신토피콘에는 ‘추가 독서자 료 목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위대한 저서’ 에 수록된 저작에 대한 독서자료 선정은 물론 다른 저작에 대한 독서자료 선정에도 도움을 주 고 있다. 
셋째로 신토피콘은 교양교육을 위한 도구로 서의 가치와 효용성이 있다. ‘위대한 저서’ 편집 책임자인 허친스는 교육가로서 항존주의 교육 관을 표방하고 황폐화된 미국교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방안으로 교양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 였다. 항존주의자들은 심각한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속적인 것이 참되고 이상적인 것이 라고 보았다(신득렬 외 2008, 288). 허친스는 교양교육의 목적을 지혜롭고 이해력과 판단력 이 있으며, 훈련된 지성 및 자유정신을 갖추고, 인간적 탁월성 및 통합된 인격을 형성하는데 두 고 ‘위대한 저서’의 탐독에 의한 교육을 강조하 였다(신득렬 2003, 234, 245). 또한, 신토피콘의 창시자인 애들러는 1940년에 자신의 교육철학 과 독서의 방법론을 제시한 저서 <How to Read a Book: The Art of Getting a Liberal Education>에서 부표제를 ‘교양교육의 방법’이라 할 정도로 교양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교양교 육으로서의 독서와 독서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 다(Adler 1940). 애들러는 신토피컬 독서를 아 이디어 전체 혹은 특정 주제별 교양교육 프로그 램에 적용할 수 있고,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독서 하거나 교양과목으로 개설하여 교양교육에 기여 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교양교육을 담당하 는 지도교수들이 교양과목과 관련된 탐구주제를 설정하거나 학생들에게 추천, 권장할 독서자료 를 설계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 다(Adler 1952, xxiv-xxix). 
끝으로 애들러가 제시하고 있는 네 번째 가치 와 효용성은 탐구 및 연구도구로서의 신토피콘 이다. 신토피콘은 ‘아이디어-토픽-저작 참조’로 구성되어 있고, 저작은 역사적 발생 순서대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아이디어, 관념, 사 상에 대한 역사적 탐구에 적합하다. 단일 저자 의 사상이나 다른 저자와의 선후, 영향관계 파 악, 특정 기간 동안의 사상, 관념에 대한 탐구에 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특정 주제나 테마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신토피콘을 직접 작성토록 해 봄으로써 거시적 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Adler 1952, xxx-xxxi).

독서 및 교육을 위한 도구
< 독서 방법으로서의 신토피컬 독서>
신토피콘은 신토피컬 독서의 원형이 되고 있 다. 신토피콘은 ‘위대한 저서’에 포함된 저작 외 에 다른 독서자료에도 신토피컬 독서를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특정 주제나 테마와 관련된 독서자 료를 수집하고, 이 독서자료를 바탕으로 테마 단 위로 신토피콘을 작성해야 하며, 테마별로 여러 독서자료를 동시에 읽을 수 있다. 국내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한국어로 번역, 소개한 바 있 는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이복숙 1982)>, <독서의 기술(민병덕 1987)>,  <논리적 독서법 (오연희 1995)>,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독 고앤 2000)> 등은 모두 애들러와 도렌이 공동 저술한 <How to Read a Book: The Classic Guide to Intelligent Reading(Adler & Doren 1972)>를 번역한 것이다. 애들러가 1940년에 출판한 <How to Read a Book: The Art of Getting a Liberal Education> 초판에서는 교양인 육성을 위한 독서의 가치와 관계를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신토 피콘이나 신토피컬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 급하지 않고 있다. 1952년 ‘위대한 저서’ 초판이 발행된 이후 애들러는 1966년에 1940년 초판에 대한 특별판 <How to Read a Book: Guide to Reading the Great Books>을 발행한다. 이 특 별판에서 최초로 ‘위대한 저서’의 발행 동기와 더불어 신토피콘 및 신토피콘에 의한 독서법 즉, 신토피컬 독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Adler 1966, 323). 그 후 애들러는 동료교수인 도렌과 공동으로 1972년에 <How to Read a Book> 개정판을 발행하는데, 여기서 신토피컬 독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972 년 개정판에서는 독서의 수준을 크게 4가지 즉, 제1준(초급독서), 제2수준(점검독서), 제3수준 (분석독서), 제4수준(신토피컬 독서)로 구분하 면서 신토피컬 독서를 독서의 최고 수준으로 평 가하고 있다(민병덕 1987, 128). 여기서 제시한 신토피컬 독서는 ‘위대한 저서’를 전제로 한 것 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선정하고, 선정한 자료를 대략 훑어보면서 토픽 리스트 즉, 신토피콘을 만들고 신토피콘의 토픽 에 따라서 여러 책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방법 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신토피콘은 ‘위대한 저서’에 국한된 독서법이 아니라 텍스트간의 상 호관계 파악이나 특정 토픽에 대한 심층적인 이 해를 돕는 독창적인 독서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융복합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도구>
최근 대학가에서는 세분화된 전공 지식만으 로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요구하는 복합적인 문 제해결능력을 신장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하에 학문간 통합을 강조하는 융복합교육, 통섭교육 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분업화와 더 불어 지식의 분화가 진행되던 산업화와 달리 지 식정보사회에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대체로 여러 지식 분야에 걸쳐서 작용하 는 복합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세분화된 분야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융복합적인 사유능 력이 요구된다(손동현 2008, 231).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옥스퍼드 대 학교의 학제간 융복합교육, 게이오 대학교의 복 합지 개발 프로그램, 서울대학교의 연합전공교 육, 동국대학교의 융복합 핵심교육 개발 프로그 램 등 다양한 융복합 교육과정이 개발, 운영되 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성과 주의에 치중하고, 취업 및 면접 준비와 연계하 여 진정한 학제적 연구와는 거리가 있으며, 글 로벌 인재 등 특수 계층의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이희용 2011, 72-73). 실제로 분과 학문으로 구성된 각종 분 야를 하나로 통합하여 융복합 교육을 전개하기 란 쉽지가 않다. 예를 들어서, 지리학과와 경영 학과가 동일 계열에 편성되어 있다하더라도 두 학과를 연합하여 융복합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신토피콘을 이용하면 융복합 교육에 있어서 야기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융복 합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신토피콘은 철학, 문학, 예술, 과학, 사회, 역사 등 모든 지식 분야에 관계없이 오랜 동안 인간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어온 주 제를 102개의 ‘아이디어’로 구분해 놓고 있기 때 문이다. 실제로 신토피콘에 포함된 102개의 아 이디어를 DDC 제22판의 상관색인에 의거 주제 분야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표 2>와 같이 총류 (000)에서 역사 및 지리(900)에 이르기까지 전 주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DDC 제22판의 상 관색인은 동일 주제가 어떤 학문 분야나 관점과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DDC 제22판의 상관색인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찾 아보면 ‘art 700.454’, ‘ethics 177.7’ 등의 관련 분류기호가 열거되어 있고, <표 2>는 이를 바탕 으로 류(類)의 수준에서 연구자가 분석한 것이 다.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하나의 아이디어 는 한 주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주제 분 야에 걸쳐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이 라는 아이디어를 보면 100, 200, 300, 700, 800 에 걸쳐 있으며, ‘사랑’이란 주제만으로도 융복 합적인 탐구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신토피콘에 포함된 ‘아이디어’를 중심 으로 융복합 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토픽을 선정 하면 자연스럽게 인문, 사회, 자연, 예 능 등 모든 분야를 통합할 수 있고, 신토피콘에 포함된 저 작을 중심으로 내용을 편성하거나 관련 저작에 대한 탐구활동 및 독서토론을 전개한다면 진정 한 의미의 융복합 교육을 전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저작의 분석 도구>
특정 저작이나 작품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 하고, 문제제기를 통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독서교육자들이 특정 저작이 나 작품을 대상으로 토론하거나 문제의식을 갖 고 이해할 수 있도록 피교육자를 지도할 때 저 작의 주제를 제시하고, 토론을 위한 논쟁거리 를 끌어내기란 매우 어렵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1945년 발표한 <동물 농장(Animal Farm)>은 한 농장에 살던 동물들이 주인을 쫓 아내고 직접 농장을 운영하지만, 결국은 부패하게 된다는 풍자소설이다. 이 소설의 표면적인 스토리 구조를 파악하고 있더라도 주제가 무엇 이고, 어떤 관점에서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해 야 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동물 농장>을 중등학교의 권장도서나 필독도서 목록에 포함시키고는 있으나 지도교사조차도 이 소설이 갖는 관점과 의의를 파악하기가 쉽 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토피콘은 저작이나 작품 의 내용을 분석하고, 관점이나 이슈를 도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위대한 저서’ 제2판의 제60권에 수록 되어 있다. 제60권에 수록된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이 신토피콘의 어느 ‘아이디어’와 세부 토 픽에 색인되어 있는가를 확인해 보면 <표 3>과 같이 <동물 농장>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과 토픽 을 파악할 수 있다.